초고심도 초고해상도 현미경 개발 최원식-심상희 교수팀 연구결과, 권위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게재돼
이과대학 물리학과 최원식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부연구단장) 연구팀과 이과대학 화학과 심상희 교수 연구팀은 초고심도 초고해상도 현미경(super-depth and super-resolution microscopy) 기술의 개발에 성공했다.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의 등장은 회절 한계 분해능을 뛰어넘어, 가시광선을 이용해 개별 생체 분자를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단일분자 위치결정 현미경(single-molecule localization microscopy)은 대표적인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법으로서 간단한 광학 셋업으로 높은 해상도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이 기법은 시냅스 구조의 이미징, 분자 복합체 이미징 등 다양한 생물학 연구에 활용됐고, 이는 새로운 생체구조 발견 등 여러 성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이 분야에서 노벨 화학상이 수여되기도 했다.
그러나 단일분자 위치결정 현미경은 샘플의 수차에 의해 이미지 품질이 쉽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집되는 형광 신호가 단일분자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샘플 내부의 산란이나 수차에 의해 이미지가 쉽게 왜곡되어 측정이 어렵다. 따라서, 단일분자 위치결정 현미경의 최대 이미징 깊이는 몇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배양된 세포나 얇게 썰린 뇌 조각 등 매우 얇은 샘플만 이미징 가능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연구팀은 비표지 방식의 적응광학 기술인 CLASS(closed-loop accumulation of single-scattering) 현미경을 사용하여 생체 조직에 의한 수차를 측정하고 보정했다. 이를 통해, 단일분자 위치결정 현미경이 생체 조직의 깊은 부분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다.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간섭계 기반의 반사 현미경을 사용하여 특정 깊이에서 조명의 입사각을 바꾸면서 샘플의 반사 이미지를 기록한다. 이후 이렇게 얻은 반사 이미지에 CLASS 알고리즘을 적용해 수차를 찾아낸다. 다음 단계에서는 이 수차의 보정 패턴을 형광 경로에 설치된 공간 광변조기(spatial light modulator)에 띄운다. 이렇게 하면, 공간 광변조기에서 반사되는 형광 빔은 수차가 보정된 상태로 카메라에 도달한다. 이렇게 수집된 수차 보정된 단일분자 형광 이미지를 분석하여 초고해상도 형광 이미지를 생성한다.
수차 보정을 통해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의 성능을 높이는 방법들은 이미 여러 종류가 개발됐다. 하지만 기존의 방법들은 모두 단일분자 형광 이미지를 수집하여 이미지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심한 수차로 인해 단일분자 이미지가 일정 수준 이상 왜곡되면, 형광 이미지 자체의 측정이 불가능하여 수차 측정에 제한이 있었다. 반면에, 연구팀은 형광이 아닌 생체조직의 반사 이미지를 이용해 수차를 측정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얇게 절단하지 않은 온전한 지브라피시 내부에서 여러 구조들의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방법은 위치결정이 되지 않을 만큼 심하게 왜곡된 형광분자의 이미지를 수차 보정으로 복원하여 위치결정된 형광분자 개수를 최대 37 배까지 증가시켰다. 이러한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30 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로 100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깊이까지 이미징에 성공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박상현 학생은 “이번 연구는 단일분자 위치결정 현미경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이미징 깊이의 한계를 적응광학을 통해 극복함으로써, 기존에는 조직 절편에서만 가능했던 초고해상도 형광 이미징을 지브라피시 같은 동물 모델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라고 밝혔다. 심상희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가 초고해상도 이미징의 적용 범위를 확장시킴으로써, 유전학, 발달 생물학, 신경 생물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최원식 교수는 "초고심도 초고해상도 현미경의 개발로 이번 연구가 현미경 연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게 되었다"라고 연구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 17.694)에 독일 현지 시간 7월 13일에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Label-free adaptive optics single-molecule localization microscopy for whole zebrafish
* DOI : 10.1038/s41467-023-39896-2
* 저자 : 최원식 교수 (교신저자/고려대학교 물리학과,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심상희 교수 (공동교신저자/고려대학교 화학과), 박상현 학생 (제1저자/고려대학교 물리학과,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조용현 박사 (공동제1저자/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그림 1) 비표지 적응광학이 적용된 단일분자 위치결정 현미경의 작동방식 모식도
먼저 거울과 샘플의 이미지를 각도별로 수집한다. 이후 이 이미지들로부터 반사 행렬을 계산한다. 이후 이렇게 얻은 반사 행렬에 CLASS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수차를 찾아낸다. 다음으로 이렇게 찾은 수차를 소프트웨어로 보정하여 반사 이미지가 제대로 보정되는지 확인한다. 이후 수차 보정 패턴을 공간 광변조기에 띄운다. 그러면 여기에 반사된 형광 빔은 수차가 보정된 채로 카메라에 도달한다. 이 때 수차 보정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수차가 보정되지 않은 형광 빔도 카메라에 도달하도록 셋업이 설계되었다. 이렇게 수집한 단일분자 형광 이미지들을 후처리하여 각각 수차 보정 및 보정되지 않은 초고해상도 형광 이미지들을 만들어낸다.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smk920@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