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 효율 더 높일 방법 찾았다
-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결정하는 ‘엑시톤’ 수명 10배 늘려 -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한 층 더 높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이광진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교수 연구팀은 미국 로체스터대와 공동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의 핵심인 ‘엑시톤’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기물(A)과 무기물(B), 그리고 할로겐화물(X)이 결합한 화합물(ABX3) 형태의 반도체 물질이다. 이런 반도체 물질은 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 두 개의 밴드를 갖는다. 아래쪽의 밴드를 가전자대, 위쪽 밴드를 전도대라 하며, 둘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밴드갭이라고 부른다. 가전자대에 가득 차 있는 전자는 밴드갭보다 더 큰 외부에너지(빛)를 받으면, 전도대로 들뜨게 된다. 이때 전자가 사라진 자리를 정공(hole)이라 하고, 정공은 전도대로 올라간 전자와 쌍을 이뤄 ‘엑시톤(exiton)’이라는 준입자를 형성한다.
▲ 페로브스카이트는 화합물의 결정이 정육면체 모양으로 생긴 반도체 물질이다. 출처: Wikimedia
엑시톤은 태양전지와 같은 광전소자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빛에 의해 형성된 엑시톤이 양(+) 전극으로 이동하여 전자와 다시 분리되는데, 이게 광(光)전류다. 즉, 광전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엑시톤이 양극까지 이동하기 전에 분해되지 않도록 수명이 길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소자의 효율 향상을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구조적 특성을 변형하거나,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합성하는 연구가 주로 진행됐다. 엑시톤의 수명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려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IBS 연구진은 ‘쌍곡 메타물질(hyperbolic metamaterials)’이라 불리는 나노 기판을 이용해 엑시톤의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기존 이론과 달리 쌍곡 메타물질 위 페로브스카이트에서 형성된 엑시톤의 전이 쌍극자 모멘트가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며 수명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광다이오드 소자에 적용했을 때는 효율을 약 2.5배 향상시킬 수 있었다.
▲ 나노 구조 기판(쌍곡 메타물질) 위 페로브스카이트에서 형성되는 엑시톤은 방향성을 가지고, 이로 인해 수명이 길어진다.
이광진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내에서 형성되는 엑시톤의 특성에 대한 풀리지 않던 의문을 밝혀낸 것을 넘어 엑시톤의 수명을 나노 구조를 통해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복잡한 화학 공정 없이 광학적 상호작용만으로 태양전지를 비롯한 광전소자의 효율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2월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735/selectBoardArticle.do?nttId=22563&pageIndex=1&searchCnd=&searchW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