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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에 '펑' 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질 물로 만들 단서 발견

작성자 : Center for Molecular Spectroscopy and Dynamics 등록일 : 2018-11-21 조회수:10114

 

조선비즈

김민수 기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1/2018112100900.html       

 

 

            

수분에 '펑' 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질 물로 만들 단서 발견  

전해질이 물로 이뤄져 발화 우려가 없는 차세대 배터리가 나올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폭발 위험과 환경 유해성을 줄인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 구동 원리를 규명해 주목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팀은 리튬이온전지의 기존 전해질인 유기용매를 물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전해질은 이온을 포함하고 있는 물질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이다.

리튬이온전지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일상 속 대다수 전자기기에 보편적으로 쓰인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유기용매를 전해질로 사용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원리다. 문제는 전해질로 활용하는 유기 용매가 발화 위험이 높고 환경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과학계에서는 전해질로 사용되는 유기 용매 대체재로 물을 사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에서 전해질은 리튬 이온을 수송하는 역할을 하는데 전해질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고전압 환경에서 전기분해되지 않고 빠르게 리튬 이온을 수송해야 한다.

기존 연구를 통해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려면 초고농도의 염(양이온과 음이온이 정전기로 결합하고 있는 화합물)이 녹아 있어야 안정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초고농도 염을 녹이면 물의 점성이 높아져 끈적이면서 리튬 이온을 수송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물 기반 리튬이온전지 전해질에 대한 분광학 실험 모식도./IBS 제공.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펨토초 적외선 들뜸-탐침 분광기’와 ‘이차원 적외선 분광기’를 이용했다. 펨토초 적외선 들뜸-탐침 분광기로는 분자 내 혹은 분자 간 진동이나 에너지 전달 과정, 분자의 회전운동을 관찰할 수 있다. 이차원 적외선 분광기는 분자 간 화학반응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치다.

연구팀이 장비를 이용해 물 기반 전해질의 미시적인 구조를 관찰한 결과, 염과 물이 고르게 섞여 있을 것이라는 기존 예측이 빗나갔다. 섬 사이를 흐르는 조류처럼 전해질 내부는 염이 부분적으로 뭉쳐있고 물 층이 그 사이를 통과하는 구조였던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물의 역할을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했다. 전해질 내부의 물 층은 리튬이온 수송에 두 가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염 뭉치를 둘러싸고 있는 물은 염 음이온(TFSI-)과 리튬 이온(Li+) 사이의 전기적 상호작용을 줄여준다. 반면 나머지 물 층은 나노미터(nm) 크기의 통로를 형성해 리튬이온 수송을 가속하는 도선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이 수송에 방해되는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막는 동시에, 빠르게 수송할 수 있는 일종의 전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로 특정 음이온(염)들은 고농도의 수용액에서 이온들끼리 뭉치는 ‘이온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물을 기반으로 한 리튬 이차전지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민행(사진) 단장은 "이번 연구는 이온 네트워크라는 미시적 구조와 전해질의 거시적 특성 사이의 관계를 규명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미시적 분자 구조가 리튬 이차전지의 성 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은 현재 실제 전지가 작동하는 것과 같은 고압 환경에서 전해질의 미시적 분자 구조를 관측하기 위한 장비를 구축 중이다. 향후 실제 작동환경에서 리튬이온의 수송 및 전해질 내부의 분자 구조를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학술지 ‘미국화학회지’에 게재됐다.